[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수장고 작품 기획전시 관람 후기(220202)

꼭 가을하늘같이 맑았던 하루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을 방문했다.
상당산성, 운보의집과 더불어 청주에서 좋아하는 장소

우리나라에는 과천, 서울, 덕수궁, 청주
총 네곳의 국립현대미술관이 있다.

청주관 특징은 개방형 수장고와 보존과학실 기능

국내 최초의 수장형 미술관으로, 보존된 작품을 돌려가며 전시가 가능하다.

청주관의 또 다른 볼거리는 미술관 건립을 위해 새로 건물을 짓지 않고 1946년에 지어진 후 2004년 문을 닫은 연초제조창(담배공장) 건물을 재생하여 활용한 점이다.

건물 외관에서 이런 포인트를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물을 부착하여 강조하고 있다.

청주관을 들어서면 모던한 인더스트리얼 무드가 물씬 풍기지만, 계단 등 곳곳에는 오래된 건물을 보수한 흔적들이 가득하다.
건물 자체에서도 현대건축의 한 트렌드를 볼 수 있다.

청주관의 개방형 수장고는 크게 미술은행 소장품과 국립현대미술관 자체 소장품으로 나눠진다.

미술은행은 국내 작가들의 창작의욕 고취와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해 2005년 설치되어 다양한 작품을 구매하고 있는 기관이다. 미술은행 구매작품은 정부기관, 재외공관, 민간단체 등에 대여되고 있다.

명절시즌 무료관람 기간인데도 한적하게 관람할 수 있어 좋았다.

야외무대에서는 <MMCA 청주프로젝트 2021 천대광: 집우집주> 설치미술 전시가 진행중이다.

1층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조각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개방형 수장고답게 시대별로 소장품이 설명과 함께 정리되어있다.

시대별 현대 조각미술을 관람하다 발견한 재미있는 포인트
조각품 중 피사체로 여성신체를 다룬 작품이 압도적으로 많다.
남성 조각품은 싯다르타 등 성인이나 2차대전을 상징하는 군인, 자기애 넘치는 자화상 쯤 되어야 제작되는 모양이다.

최정화작 내일의 꽃 등 1층 수장고 조각전시작품

2층에는 관람객 쉼터가 있고, 각종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중이다.

3층은 ‘풍경을 그려내는법’을 주제로 미술은행 소장 작품들이 전시되고있다.

개방형 수장고이기 때문에 별도로 전시된 작품은 아니어도 외부의 몇몇 작품을 볼수 있다.
그중 강렬했던 작품

아마도 돌아가며 전시될 미술은행의 소장품들

4층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특별수장고 작품도 보고싶었는데, 안타깝게도 명절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다음에 다시 들러봐야지.

5층은 주로 (유료)기획전시를 개최한다.

요즈음은 국립현대미술관 국제미술 소장품 기획전 <미술로, 세계로>를 진행중이다.

세계화라는 시대적 맥락 속에서 80~90년대에 수집된 국립현대미술관 국제미술소장품의 수집활동과 전개를 살펴볼 수 있다.

전시 순서는 ‘한국방문 해외미술’ > ‘미술교유, 미술교류’ > ‘그림으로 보는 세계’ > ‘서울은 세계로, 세계는 서울로’ > ‘미술, 세계를 보는 창’

어떤 미술관이든 제일 꼭대기 안쪽부터 보고나오는게 좋다는 생각을 이번에도 했다.
제일 중요한 또는 유명한(?) 전시가 제일 닿기 힘든곳에서 열리는데, 보통 1층부터 올라가면 제일 집중해야 하는 부분에서 지쳐버리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야외무대와 1층을 둘러보고 바로 5층으로 올라가 내려와야지 생각하며 오늘의 관람 마무리!

나오는 길의 오래된 건물(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건물)과 겨울날씨의 조화가 묘했다.

청주관에서 청주북부(청주공항쪽)으로 올라가는 길을 ‘밤고개’라고 하는데 집창촌이 양방향으로 모여있는 도로다.
요즘은 영업하는 곳이 거의 남아있지 않고 집창촌의 흔적만 남은채 스러져가는 건물만 가득하다.

밤고개 길은 꽤 길고 도시를 관통하는 메인도로임에도 을씨년스럽다.
요즘은 예술가를 품는 무언가로 도시재생사업이 기획되는 모양새다.
LA처럼 현대미술가들의 개인 작업실 겸 갤러리로 구성되면 길도 밝아지고 요모조모 즐길거리도 많아지겠다는 상상을 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