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갈라 콘서트 <올 댓 뮤지컬All that musical> 관람 후기

삼박 사일간의 연휴가 끝났다.
짧지만 기쁨부터 슬픔까지를 와이파이로 겪고, 새로운 목표수립을 하며 올해의 남은 시간을 재정비 하고, 현실에 잠시 치이기도 하는 파도타기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연휴의 마무리는 길님이 출연한 공연인 <올댓뮤지컬>

열일하는 대전 예술의전당 칭찬해🙏

늘어지게 쉬다가 여유있게 보고올줄 알았는데 예상치 못한 일로 오늘 아침부터 함께 움직여야했던 부모님 찬스로 간신히 관람이 가능했다.
예당 앞에 내리며 생각해 보니, 본가도 갈겸 다니는 대전 공연에 왜 부모님 모시고 갈 생각을 못했나 싶다. 반성! 심지어 부모님은 열정을 칭찬하며 드라이버를 자처해 주시는데 말이다.

오늘 공개되었던 프로그램 목록은 17곡인데 앙코르인 <붉은노을>까지 18곡이 연주되었다.
맘마미아 넘버들로 가면서는 더더욱 부모님을 모시고 오지 않은게 후회됐다.

오페라가수 길병민 올댓뮤지컬 연주목록

1. 드라큘라(Dracula) 中, Fresh Blood<신선한 피>(Fresh Blood)
2. 맨 오브 라만차(Man of La Mancha) 中, 라만차의 기사(Man of La Mancha)
3. 고스트(Ghost) 中, 언체인드 멜로디(Unchained Melody)
4. 광화문연가 中, 휘파람
5. 이순신 中, 나를 태워라
* 앙코르 : 붉은노을 - 출연진 전원

거의 못자고 새벽부터 움직였더니 몸과 마음이 삐그덕거려서 초반 음향출력에 신경이 예민해지기도 했는데, 내새꾸 종합선물세트 공연을 보고난 후 오기를 정말 잘했다 싶어진다. 그리고 안시하님과 이건명님의 무대는 익숙함으로 피로를 녹이고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건명님 물박수 재치도 즐거웠고, 시하님은 노래뿐 아니라 모습까지 블링블링 반짝이고 아름다워서 눈호강에 텐션호강도 한 시간.

몸이 많이 지쳐도 오늘 공연을 포기할 수 없던 이유는 길님의 새로운 레파토리들이 연주되기 때문이었다. 기대를 와장창 깨부순 새로운 모습의 내새꾸를 다섯명이나 만났다. 드라큘라 킹병민, 길키호테, 샘길트, 광화문 병민이, 길순신까지 무려 병민님이 다섯명!

어제의 열린음악회에서 지난 리사이틀의 연장선인 <천년의 약속>, 성악가 길병민의 <마왕>이 연주되었다면 오늘의 5병민은 정말 뮤지컬 극중 한 무대에 있는 듯한 캐릭터들의 집합

길님의 드라큘라는 지금까지 본 드라큘라 역에 없던 새로운 모습!
개인적으로 기억하는 드라큘라들이 부르는 <신선한 피>가 록베이스의 광기어린 모습이었다면 길큘라는 어둠 속에서 기품과 위엄을 지키고 슬픔을 삼키던 ‘킹 오브 더 드라큘라’가 어떤 계기로 폭주하는 느낌. 여기서 일단 또잉?하면서 피곤이 확 가셨다.

돈키호테는 세상물정을 모르지 않을 중년이기에 그 광기와 순정이 더 아리게 와닿는데 길님의 저음이 <라만차의 기사>느낌을 잘 살려준다. 나를 돌시네아로 보아주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늘 감사하며 실망시키지 말자는 생각을 한다.

어제오늘 너무도 위대하고 고결한 한 세상이 별이 되어 떠나시며 사랑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시간에 남겨지는 것을 지켜야했다. 그 마음이 길님의 <언체인드멜로디>로 다시 울려서 주변에 민폐가될까 곤혹스러웠던 시간이다.

뮤지컬 광화문연가의 넘버이자 이문세님의 노래인 <휘파람>은 지난사랑을 그리워하는 사내의 회한이 느껴지는 무대. 길님이 꾸린 오늘의 휘파람은 떠난 사랑이 아닌 잃어버린 사랑을 그리워 하는 청년의 모습처럼 느껴졌다.

뮤지컬 이순신 중 <나를 태워라>는 길님의 타고난 성부와 발성을 넘어 최대의 카타르시스를 끌어낸 무대였다. 앞선 무대도 모두 그랬지만 길장군님 모습에 전율이 느껴지는 마무리!

너무도 새로운 창법의, 새로운 모습의 길님 무대들을 보며 이 아티스트의 능력과 꿈의 크기는 어디까지인가 가늠하기도 어려웠던 시간이다. 길님의 오늘은 마리우들에게 신상 길병민 종합선물세트였다.

오페라든 뮤지컬이든 길님이 연주하고 연기할 수 있는 모든 무대를 더더욱 기대하게된다.

대전 마리우님들의 애정어린 스탠딩배너로 관극일기를 마무리하며 현실복귀 준비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