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음악 ‘아마데우스’> 공연 후기

친구 찬스로 귀호강을 했다.
그것도 무려 그렇게 노력해도 얻어지지 않던 롯콘 찐1층!

오늘 연주는 살리에르의 시선으로 모짜르트의 삶을 그린 영화 <아마데우스>에 수록된 모짜르트(1756~1791)의 주요 연주곡을 테마로 한다.

지휘자 최영선님이 이끄는 군포 프라임필 오케스트라가 연주하고, 협연자는 바리톤 김주택님, 소프라노 유성녀님, 피아니스트 송영민님!

연중 제일 바쁜시기이기도 하고, 급작스럽게 오기도 해서 프로그램도 못보고 마음 비우고 왔는데, 역시 감동은 뜻밖의 순간에 오나보다.

나이가 들며 어느순간 모짜르트라는 이름이 식상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오늘 다시 모짜르트에 대한 열정을 되찾았다.

연주회 끝나고 나오는데 뭔가 초심으로 돌아가서 모짜르트를 천천히 곱씹고 싶어지고, 길지 않은 삶을 살며 말도 안되게 양만 많은게 아니라 다채로운 스팩트럼의 명곡을 남긴 작곡가에 대한 경외심이 고개를 빼꼼 내민다.

일단 영화부터 다시 봐야지🥰
잘 만든 음악영화가 연쇄 컨텐츠기획을 하는구나

1부는 <교향곡 25번 G단조 K.183, 1악장>, <세레나데 13번 G장조 K.525, 1악장(아이네 클라리네 나흐트 뮤직)>으로 시작

이어서 바리톤 김주택님의 협연으로 모짜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더 이상 날지 못하리’>, 소프라고 유성녀님의 협연으로 <마술피리 중 ‘지옥의 복수심이 내 마음에 끓어오르고’>의 아리아 두 곡이 이어진다.

다시 오케스트라가 <교향곡 29번 A장조 K.201, 1악장>을 연주한 후 두 성악가분의 듀엣으로 <피가로의 결혼 중 ‘다섯, 열, 스물, 서른’>이 연주된다.

2부는 피아니스트 송영민님의 협연으로 <피아노협주곡 15번 Bb장조 K.450, 3악장>, <피아노협주곡 20번 D단조 K.466, 1악장>이 연주되었고,

이어서 김주택&유성녀 님의 듀엣으로 <돈 조반니 중 ‘그대의 손을 나에게’>가 연주된다.

다시 오케스트라가 <6개의 독일 무곡 1번 K.509>를 연주한 후,

김주택&유성녀 님의 듀엣으로 <마술피리 중 ‘파,파,파,파’>가 연주되며 흥겹게 마무리된다.

곡별로 하나씩 정리하고 싶은 마음은 일단 모짜르트 영화를 다시보고, 주택님의 ‘오페라오페라’를 다시 찾아들으며 모짜르트 공부를 다시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오늘의 감동을 간단히 정리해본다.

일단 코시국에도 모짜르트를 듣지 않던 권태기에 빠진 자에게 열정을 찾아줄만큼 훌륭했던 오늘의 지휘자, 연주자, 출연자 분들께 너무나 감사하다.

지휘자 최영선님은 모짜르트 레퍼토리에 상당히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뭔가 뽀얗고 말랑말랑한게 진짜 영화 속 모짜르트를 연상시킨다. 표정으로 온몸으로 지휘하시는걸 보자니 연주자가 아닌 관객인데도 같이 지휘를 따라가게된다.
조수미 선생님이 선택한 지휘자라는 별칭답게 협연자와의 소통도 정말 잘 이뤄지는 느낌이다.
마침 오늘 좌석이 예상치못하게 너무 좋아서 마치 모짜르트가 지휘하는 궁정악단의 연주를 듣는 귀족이 된 상상을 해보며 감상해봤다.

군포 프라임필은 갑작스럽게 이 연주에 참여하게 된 것으로 들었는데도 프로그램을 무리없이 소화해주셨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잘하는 느낌이 물씬이었고, 특히 2부 피아노협주곡은 지휘-협연-오케스트라가 정삼각형을 이루는 훌륭한 연주였다.

바리톤 김주택님은 역시 무대를 매끄럽게 소화한다. 일단 언어를 몰라도 무슨말 하는지 알거같은 느낌의 무대!
길님 출연으로 <김주택, 정태양의 오페라오페라>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는데 처음부터 하나씩 꼭꼭 씹어먹어봐야겠다. 마침 ‘피가로의 결혼’을 봤었는데 그때 들은 풍월이 오늘 무대를 보는데도 도움이 되었다.
내가 가르치고 내가 연주한다는 오린이에 대한 주택님의 결자해지?

소프라노 유성녀님은 항상 느끼지만 소리를 참 듣기 좋게, 하지만 단순하거나 지겹지 않게 내주신다. 강한 성종의 고음도, 그저 예쁘기만 한 소리도 그다지 즐기지 않는 사람인데 조수미 선생님과 함께 좋아하는 소프라노가 바로 유성녀 선생님😍 심지어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여신같은 & 요정같은 오늘의 룩도 아름다웠다.

피아니스트 송영민님 연주를 직접 들은건 오늘이 처음이다. 모짜르트를 정말 잘하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물길 따라가는 물방울이 된 느낌으로 몰입해서 연주를 느낄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의 모짜르트 맛집에 기여했다고 생각되는 마지막 출연자는 프로그램 해설을 맡아주신 아나운서님!
죄송하게도 성함을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긴 배경설명을 대본도 안보시면서(아마도 스스로가 애호가이신듯) 쏙쏙들어오고 품위있게 풀어주셨다.
아나운서 발성 하나로 엠씨보러온게 아니고 평소의 배경지식과 사전준비가 다 갖춰지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을에도 잘 어울리는 훌륭한 모짜르트 연주와, 공연을 선물해준 친구의 좋은 소식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 사는맛도 있던 행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