쳇 베이커 그리고 마일즈 데이비스의 재즈

친구가 선물로 보내준 바이닐 두 장
#쳇_베이커 #chet_baker_sings
#마일즈_데이비스 #kind_of_blue

잊지 않고 기억해 주는 마음이 고맙고,
친구의 취향을 나눠보는 즐거움에 감사하는 하루

재즈라고 하면,
나는 재즈를 좋아해
집에서 멍타임을 할때면 재즈를 듣지
그러면 재즈가 뭐야?
답하기가 어려운 그런 영역이었다.

재즈풍을 좋아한거지,
재즈를 알아보려 노력하지 않아서인가 싶어
재즈의 정의를 찾아본다.

재즈는 전통적 유럽음악에서 온 멜로디, 하모니, 악기와 흑인 특유의 리듬감과 감성이 결합된 것이다.

요컨대 재즈는 흑인 특유의 리듬감인 엇박자에서 오늘 스윙감, 자유로운 즉흥연주, 그리고 작곡자보다는 연주자의 개성에 초점을 둔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재즈의 본질은 '불확실성과 불안정을 즐기는 예술'이다. 재즈는 혼돈과 질서의 경계, 모호함과 정확함의 경계에 서서 또 다른 모호함을 추구하는 예술이다.

출처 : 온 몸으로 느끼는 오감재즈(전진용, 2018)

정의를 봐도 명확하지 않지만,
들으면 누구나 재즈임을 알 수 있는것.
나에게는 몇몇 국악 산조나 재즈음악이 몸이 지쳐도 듣기에 거북스럽지 않은 드문 장르다.

대부분의 설명에서 1910년대 시작된 것으로 보며, 첫 재즈 음반으로 추정되는 1917년 레이블에서는 jazz가 아닌 jass라고도 되어 있었다고.

재즈의 성격과 연대를 보면 재즈를 알면 미국의 역사를 알 수 있다는 점에도 공감하게 된다.

마일즈 데이비스는 워낙 많이 들어봤고,
쳇 베이커는 생소해서 먼저 살펴봤다.

아니 이 분이 #my_funny_valentine ???
제목까지 기억한 첫 재즈곡이자,
바이닐을 선물해준 친구가 소개해 준 노래인데
께을러 십년도 더 지나 이제야 가수를 안다.

노래도 앨범도 턴테이블도 떠먹여줘서 고맙구먼

가수에 대한 소개를 찾아보다가, 넷플릭스에서 쳇 베이커의 인생을 그린 영화 #본투비블루 (The born to be blue)를 찾아봤다.

예전에 K모 지휘자님이 하신 말씀이
“니들 아니? 사람은 연주도 꼭 지처럼 한다.”
이 영화를 보니 괜히 지쟈님 말씀이 떠올랐다.

읖조리는듯 집중하게 만드는 쳇 베이커의 연주

사실 민망하게도 영화를 보고 나서야 저 소리가 트럼펫인지, 가수가 연주자인지 알았다.
트럼펫이 재즈에서 이정도로 메인인 악기인지,
이렇게 다양한 음색이 있는지,
사람 구강구조가 트럼펫의 음색에 영향을 주는것도 이제야 알았다.

앞니의 부재로 연주를 다시 익히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는 쳇베이커를 보며 그리고 그의 트럼펫 소리를 들으며 트럼펫이라는 악기에 대한 이미지가 바뀌게 되었다.

챗베이커는 음악만 아는 바보, 어쩌면 안정을 찾아줄 수 있던 어려운 시간을 함께해준 유일한 사랑을 대상에 대한 존중의 부재와 음악에 대한 집념으로 놓치는 것으로 그려진다.

그는 음악가로서의 인생은 되찾았지만 결국 헤로인 중독을 벗어나지 못하고 1988년 암스테르담의 한 호텔에서 59세를 일기로 사망한다.

영화에서 그는 아버지의 성마른 평가에 상처받고 마일즈 데이비스의 인정에 집착하는 것으로 그려져 마일즈 데이비스는 어떤 사람인가 궁금하게 한다.

오늘 선물받은 또 다른 앨범인 마일즈 데이비스의 kind of blue는 재즈 역사상 가장 많이 팔렸던 앨범이자, 존 콜트레인, 빌 에반스, 캐논볼 애덜리, 지미 콥, 폴 탬버스, 윈튼 캘리의 라인업인 걸작이다.

넷플릭스 알고리즘님이 본투비블루를 찾자
#마일즈_데이비스_쿨의_탄생이라는 다큐까지 연결해줘 내친김에 쭉 시청해보았다.

재즈 역사의 초반인 1926년 태어나 1991년 뇌졸중으로 사망하기까지 재즈의 역사이자 재즈의 전성기, 상징인 분이다.

다큐를 보고나니 왜 쳇 베이커가 이 분의 인정에 목말랐는지 이해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마일즈 다큐에서는 쳇 베이커를 언급하지 않은것은 조금 슬프네)

역시나 트럼펫 주자였고, 온갖 결핍에 시달리던 쳇 베이커와 달리 어린시절은 대체로 유복하였다.

당시의 흑인은 정규교육과정을 거치지 않았을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줄리어드 음대에서 공부했으나 인종차별로 인한 큰 고뇌가 있었다.

인생에 걸쳐 그가 곧 재즈의 전성기였으나, 항상 새로운 것, 성장에 대한 압박을 받았고 죽기전까지 결코 과거의 영광으로 남기를 거부하며, 실제로도 정말로 죽기 전까지 현재의 영광을 누렸다.

다큐에서 다뤄지는 음악만 들어도 치열하게 다양한 시도를 한 점이 느껴진다.
그만큼 재즈의 주류문화화에도 기여하셨다.

마일즈 데이비스가 공연할 때에 어떤 사람들은 첫 음절 한방에 이제됐다, 그걸로 공연비는 뽑았다?같은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가 재즈의 가장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kind of blue를 녹음할 당시 밴드에 다음과 같이 주문했다고 한다.

“어떤 소리를 만들 수 있는지 더 깊게 생각해보자.”

본인이 생각한 내고싶은 소리를 내는것이 본질인데 주문받은 소리를 낼 수 있는 연습에만 치중하고 정작 어떤 소리를 낼지 스스로 생각을 못한다면 음악가로서 자기세계를 구축하는 것은 실패한 것이라는 생각을 다시한번 해본다.
(생각이 소리로 구현이 안되는 슬픔은 일단 접자)

마일즈 데이비스는 코카인 중독으로 고통받았고, 역시 파트너에 대한 존중의 부재로 사랑하는 프란시스를 떠나보내고 평생을 후회한다.

다큐에는 프란시스 여사님 인터뷰도 나오는데, 그를 떠나게 된 일을 말씀하실때는 남편이 본인을 존중하지 않아 상처받고 떠났지만 사랑은 남아 더욱 아픈 눈빛이 잊혀지지 않는다.

친애하는 사람에 받은 상처는 애정이 클수록 정말 더 아픈 법이어서 소중할수록 관계를 세심하게 다뤄야 함을 배운다.

두 음악가가 중독된 메인?마약이 쳇 베이커는 헤로인, 마일즈 데이비스는 코카인으로 나오는데 찾아보니 헤로인은 주로 고통을 잊게하는 쪽이면, 코카인은 흥분과 즐거움을 증폭시키는 점인 것도 어쩐지 두 음악가의 재즈와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친구 덕분에 재즈와 함께 늘어진 즐거운 주말
누워서 다큐 볼 체력도 안돼서 두번 나눠본건 슬프네
풍류도 체력이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