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주&길병민 시네마라이브> 관람 후기(210828@롯데콘서트홀)

대망의 연주회날!
주2회쯤 연주하시는 모습을 뵈어야 삶이 풍성해지나봅니다☺️

오늘 진행하던 프로젝트 마무리 딱 짓고 연주 시원하게 보고 와야징하고 답지않게 오전외출!
결론은 연주회 끝나고 돌아가서 옷도 못갈아입고 마무리해야했지만 그래도 연주에서 받은 에너지로 급한불은 껐다.
아… 조금만 더 하면 되는데 하다가 진짜 아슬아슬하게 콘서트홀 세이브!

명목상 1층이었지만 진짜 드물게 자력으로 피켓팅한 무려 1층 좌석에 지난 수요일 코리아판타지의 감동이 아직도 가시지 않아 두근두근 하면서 갔다.

오늘 연주 테마는 영화음악으로 오케스트라의 영화음악 모음곡과 솔리스트와의 협연이 번갈아가며 이루어졌다.

주최 및 연주는 밀레니얼심포니오케스트라
오늘의 지휘자는 최영선 지휘자님
솔리스트는 베이스바리톤 길병민님과 뮤지컬배우 이충주님인데, 셋리상 겹치는게 없었어서 연주자별로 기억을 정리해본다.

끝이 창대했던 오케스트라 연주

연주회 시작을 연 곡은 <라라랜드 ost 하이라이트 모음>
정말 많은 사람들의 인생영화일건데, 급하게 서둘러 가느라 산만한 마음이 남아있어서인지 전하고 싶은 바가 잘 캐치되지 않았다.
어떻게 예매한 1층석인데 제발 들을 준비를 하란말이다하며 마음과 귀를 재촉
불안한 마음으로 오케스라를 지켜보는데 두번째 오케스트라 곡이었던 ‘하울의 움직이는 성’ ost <인생은 회전목마>부터 안정적으로 집중해서 들리기 시작했다.
‘대부’ 메인테마로 1부를 마무리

2부 시작은 영화 ‘시네마 천국’ 메인테마 <Cinema Paradiso>였는데, 인터미션 끝나고 마음이 진정되어서인지? 이제 음악이 막 느껴진다.
그러다 ‘알라딘’ 하이라이트 모음에서부터 너무 잘해서 짜짜 깜짝 놀라고! 마지막 곡인 ‘해리포터’ 중 <헤그위그의 테마>는 나 여기있지 하는 악기 소리들이 어우러지는 재미에 기도손 꼭 모으고 봤다.

전반적으로 멜로디가 강한 영화음악 모음이라 관파트들 부담이 있었을거 같은데 호른 삑사리 한번 안나는? 완성도 있는 연주였다. 김회진 악장님 솔로 하드캐리도 인상적이었다.
오케스트라 배치가 유럽식?(다시보니 유럽식도 아니다.)으로 독특하고 예매한 좌석이 1바쪽이라 첫곡 라라랜드에서는 1바의 고음이 붕 떠있게 들렸는데 다음 곡부터는 소리들이 입체적으로 잘 어울려서 이 배치가 오늘 무대에 맞았다는 생각이 든다.

음악인생이 녹아난 이충주 배우님 무대

뮤지컬배우 이충주님 공연은 꽤 오래전 본 뮤지컬 <더데빌>이 마지막
기숙사 룸메이트의 최애였어서 따라갔는데 카리스마 넘치는 탄탄한 노래가 인상적이었다.
배우님의 첫 곡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중 <Music of the night> 이었는데 언젠가 팬텀 역할을 맡으시면 색다른 팬텀이 될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고 김광석님의 <이등병의 편지>는 군대와 관련한 기억이 많지 않아서인지 군대를 가면서의 어떤 감정이 와닿기보다는 오히려 청춘이 느껴졌다. 이것이 할미갬정쓰…

충주 배우님의 2부 곡은 영화 알라딘 ost 중 <아라비안나이트>
이제 알라딘 역을 하기엔 나이가 들었다고 하시면서 그렇다고 덩치가 지니도 아니라고 너스레를 떠셨지만 다양한 지니가 있어도 상관없지 않을까? 얼굴만 파란색이면 되지. 재간둥이셔서 지니역할도 잘 맞을시거 같다.
영화 건축학개론 수록곡인 김동률님의 <기억의 습작>은 나이를 막론하고 어떤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여서 괜히 사라진 까페 하나가 떠올랐다.
마지막 솔로곡은 영화 귀여운여인 ost 중 <Pretty Women>이었는데 깨알같은 팬서비스를 마구 던지셨다. 배우님 찐찐팬으로 추정되는 옆 관객분이 흡족해하시는 기운이 전달되서 기분이 좋았다. 이래서 공연을 보는거죠☺️

오늘 배우님이 평소 공연에서 잘 부르지 않는 곡들을 위주로 선곡하셨다고 하셨지만, 이렇게 다양한 분위기와 창법의 곡을 듣다보니 배우님 공연을 처음 본 더데빌의 시점에서 수년이 지나는 동안 배우님이 지나온 시간들이 어쩐지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배우님을 성악 베이스의 카리스마 있는 뮤지컬배우로 기억했는데 이런 저런 방식으로 또 이런 저런 노래를 부르시는걸 보니 색다르다.

이제는 롯데콘서트홀이 비좁은
베이스바리톤 길병민님 무대

길님의 1부 첫 곡은 <Can’t take my eyes off you>로 영화 ‘컨스피러시’ ost.
개인적으로 길님 모습이 생경하게 느껴진 곡이다. 물론 좋았다. 길님 하고싶은거 다해요👍
약간 기교를 배제하고 시원시원하고 솔직하게 불러주신 느낌이 곡이랑 잘 어울리고 좀 청춘영화도 생각나고 해서 컨스피러시 영화정보를 검색했는데 스릴러? 안봐야겠다… 저한텐 청춘영화 남자주인공 느낌이었다니까요?
두번째 곡은 영화 ‘화양연화’의 ost <Quizas, Quizas, Quizas>였는데 얼마전에 본거라 막 양조위랑 영화색감이 떠오르면서 연주는 너무 좋고 그랬습니다. 다시봐야지☺️
길님의 1부 끝곡은 인생영화 ‘대부’의 <Parla più piano>였다. 길님은 여기있는분들 다 아는 실수?로 표현하셨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순간이 실수가 아니라 열정으로 느껴졌는데, 홀로 이 노래를 소화하시는데 오케스트라 뚫고 롯데콘서트홀이 꽉 차게 울리다못해 비좁게 느껴지는 성량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느낌을 선물하고 싶었는지 감동이 막 와닿았다.

길님의 2부 첫 곡은 오케스트라의 시네마파라디소에 이어 같은 영화의 ost <Se>였는데, 길님 연주를 사랑의 종류로 표현하자면 이건 아가페야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이유는 노래를 전파처럼 부르지 않고 모든 공간을 차별없이 채우기 때문.
다음 곡은 옛버전 미녀와 야수에 나오는 노래라 생소한 곡이었던 <If I can’t love her>로 야수의 내적고통을 담은 노래. 여기서부터 오늘 가을이 내리는구나 싶다가 마지막 곡 영화 러브스토리 ost <Where do I begin>까지 듣자… 아이고 큰일났다 가을이 벌써 왔네 그랬다.

셋리스트에 듀엣이 없어 이상했는데 앙콜곡으로 세곡이나 듀엣곡이 준비되어있었다.
바로 전설의 <La vita>, <꽃이 피고 지듯이>, <My way>
두 분이 시원시원하게 연주를 뽑아주셨는데 돌아가는 길에 어떤 아버지 관객분이 대만족하신걸 듣고 괜시리 흡족

어제였나 갑자기 길님의 가을 리사이틀 <우리의 가을> 공지가 올라왔는데 공연장소가 무려 프루지오 아트홀…
그런데 공연기간은 한달 아니고 하루 실화냐…
오늘 이렇게 많은 사람들한테 가을을 불러놓고?
정말 작은홀에서 리사이틀을 너무 듣고 싶었었고 공연일자도 프로젝트 2차전쟁 딱 마감 직후라 최적인데 문제는 똥손☠️
힘을 내보자 손꼬락아… 할수있다… 뽜이탱…💪

어쨌든 소망하던 리사이틀홀 공연을 볼 기회가 생겼으니(티켓은 아직 없지만) 주절주절 조금만 더 빌어보자면…
올 봄에 초연을 올린 국립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브람스…>에서 길님의 브람스를 보는것!
많이 알려진 브람스와 슈만의 가곡들로 구성되어 창작오페라지만 대중적이기도 하고…
브람스 역은 원래 베이스 성부이나 이미 초연때 베이스바리톤 박준혁 선생님이 브람스를 맡으시며 성부조정이 된 전례도 있고…
길님이라면 오페라도 뮤지컬처럼 장기공연하면서 회전문관객 돌릴수 있을거 같고…
사실 본인이 길님 브람스 보고싶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