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접란 키우기] 꽃떨어진 호접란에 정붙이기

여름쯤 갑자기 호접란에 꽂혀서 여러놈을 들였는데 사장님이 부실한 놈들을 서비스로 더 주셔서 호접란이 엄청나게 늘었다.

베란다 월동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행잉으로 걸어줬는데 호접란 베란다 월동은 불가능한 것이었다.
거기에 꽃이 지고 중구난방 수형의 잎만 남아 못생긴 페트병에 심긴 녀석들은 영 정이 안간다.

호접란 꽃은 한번피면 삼개월은 가는듯한게 제일 먼저들인 만천홍은 꽃이 지겨워서 잘라줬고, 사장님께서 꽃이 다 질때가 되었다고 서비스로 주신 아마빌리스마저 한달반이 지나도록 이토록 건재하다.
(아마빌리스가 유독 긴 화기를 가진다고도 한다)

사진의 아마빌리스는 비닐포트만 풀어 수태에 심긴 그대로 대형 테이크아웃 커피컵에 넣어 키우고 있다.
까페컵 아래를 뚫어 통기가 되게 호접란을 넣고 거기에 까페컵 하나를 더 겹쳐준 상태
물주기도 편한게 한달에 한두번 20분정도 물을 담아뒀다가 물통만 분리해서 물만 버려주면 된다.

여하튼 베란다 월동이 불가능하니 가을 끝물에는 녀석들을 실내로 들여야해서 이런저런 방법으로 바꾸어 심어보았다.
처음엔 유투버 화이님식 망부작을 해봤는데 재주가 없어 예쁘게 만들어지지도 않고 물주기도 어려워서 이주만에 풀었다.
뿌리스트레스를 어마어마하게 받았을 녀석들

우선 1호 호접란인 만천홍!!
잎만 남은 만천홍은 수형이 진짜 애매하다고 생각했는데 못생길수록 꾸며야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체감
행잉메쉬바구니에 담긴 녀석을 달항아리분에 넣었더니… 귀엽다? 포켓몬 푸린 느낌
지겨우면 언제든 꺼내 화분를 바꾸거나 어딘가에 걸어줄 수 있다.

만천홍에 이어 역시 다이소 메쉬망에 담아 키우는 존엔젤과 베르니
메쉬망 녀석 세마리는 수태에 식재되어온걸 비닐포트에서 분리해서 그대로 넣어 키우고 있다.
메쉬망은 일단 토분 쌈싸먹는 통기성을 자랑하며 언제든지 행잉으로 걸거나 화분에 끼워 분위기를 바꿀수 있어 나같은 변덕쟁이에게 최고다.

아마빌리스와 비바체는 유투버 독일카씨님 블로그에서 본 ‘다이소재료로 호접란 키우기’ 방식으로 합식해봤다.
바크와 하이드로볼을 섞어 호접란을 심은 것인데 못생긴 중형 플라스틱 포트에 심어 이케아 커버를 씌워본다.
시간 나면 이케아에 가서 적당한 커버를 사거나 실내 분위기와 어울리게 만들어봐야겠다.

잎장도 적고 제일 부실한 녀석은 그대로 수경재배 시도! 이놈은 아마도 비바체였던듯
시도한 수경재배 방식은 까페컵 밑둥을 뚫어 녀석을 뿌리채 넣고 까페컵 하나를 더 겹쳐 1cm정도 물을 담아(하이드로볼을 1~2cm 깔아줘도 좋다) 그 수증기로 키우는 방식이다.
굳이 까페컵을 겹치게 해서 물을 넣은것은 녹조가 끼거나 하면 물통을 닦아주기 위함이다.

창가에 두는 아이들을 빼면 10월까지는 베란다에서 저온처리를 하고 11월쯤 실내로 들여줘야겠다.
물준김에 호접란 가족 단체사진도 찍어준다.
부작으로 했다가 풀었다가 하며 스트레스를 주고 물도 말렸더니 잎이 쪼글쪼글하다.

잎만 남은 녀석들도 화분을 쓰니 꽃이 없어도 제법 귀엽다.
특히 뿌리 끝 생장점이 자라는 모습은 꼭 보석같아서 어마어마하게 매력적이다.
파릇파릇하고 단단한 잎장으로 잘 커보자꾸나!